충남에 살고 있어 문화혜택을 누릴 기회가 좀 처럼 없었는데, 큰 맘먹고 서울로 '모네, 빛을 그리다 展'을 관람하로 왔네요. 초등학생 첫째 아들과 유치원생인 둘째까지 스크린에 비춰지는 모네의 그림들을 보며 신기에 하고 호기심 가득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빈 스크린에서 출발하여 차츰차즘 그림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과 그림 속 나무들과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정말 살아 있는 그림같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모네의 일생과 사랑하는 사람의 이른 죽음 등 인생에 대해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네요. 다음부터는 좋은 전시회가 있으면 주저말고 가족들과 자주 관람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벤트에 당첨되지 않았다면 '모네 빛을 그리다展'을 찾아 보지는 않았을 거다.그런점에도 당첨의 행운은 너무 고마웠다고 해야겠다.'디지털 영상'으로 명화를 본다는 것이 내게는 퍽 낯설고 왠지 깊은 울림과는 거리가 있을 것 같아 약간의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였다.

매력 몇 가지를 꼽아 보자면...하나.명화를 볼때는 혼자 묻고 대답하는 듯한 느낌이였다면,디지털영상으로 보는 명화들은 직접 말을 걸고.그림 속 장면을 배경을 설명해 주는 듯한 착각이 들정도였다.파도소리가 들리고,새들이 날고...한 스크린 앞에서 오랫도록 머물고 있어도 좋을 만큼.시간이 멈춘듯한 기분까지... 두울,디지털 영상이기 때문에 모네의 작품을 훨씬 더 많이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처음 보는 그림들이 많아서 놀랍기도 하고 반가웠다.워낙 유명한 작품들이 많다 보니 모네전을 한다고 해도 늘 보게 되는 대표작들만 보게 되였는데 이번 전시에서 가장 반갑고 인상적인 작품은 '까치'였다. 빛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그렸다고 했는데 나는 그런 이론적 해설과는 무관하게 고즈넉한 겨울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아 좋았다.

까치

이밖에도 샐수 없이 많은 작품들이 나를 황홀하게 만들었다.'왼쪽에서본 양산을 쓴 여인'(1886년)과 카미유의 임종(1879)는 를 같은 공간에서 보고 있으려니 이상한기분이 들기도 했다.왠지 여인이 더 쓸쓸해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셋.사진을 자유롭게 찍을수 있을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다.(물론 이건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했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 덕분(?)에 온전하게 감상하기란 애초에 불가능 했다.오롯이 감상을 하기엔 영상에서 사진을 찍고 노는 이들이 너무 많았다.조금 과한 바람을 가져본다면 1인 관람객과 여럿이 보는 관람객의 시간을 나눠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한달에 한 번 정도라도 말이다. 영상 앞에서 찰나 밖에 즐기지 못한다는 것도 아쉬웠고.그림 속에 사람들이 정신없이 밀물과썰물처럼 등장하는 점은 사실 고역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