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배우가 다양한 인물들을 모두표현해내는게 너무 신기했어요 다만 전체적으로 여러군상이 나오지만 물흐르듯 연결되지않아 조금 어려웠어요ㅠ

어찌 유리구두를 신고 그처럼 춤출 수 있었으랴, 딸에게 빨간 가죽구두를 선물한 아버지와, 그 구두를 받았지만 발에 맞지않은 딸, 아름답지만 그 누구에게도 맞지않아 세상을 떠도는 구두, 마침내 세상을 떠도는 망령이되어 '그녀'앞에 나타난 구두의 모습이 섬뜩한 현실의 은유처럼 느껴졌다

내 발엔 안맞지만 모양도 예쁘고 색도 예쁜 빨간구두
굳이 맞춰신지 않아도 된다고 해줘서 조금 마음이 편해졌어요

제가 연극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떤 연극은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곤 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이 연극 '신데렐라'도 그런 연극이었어요. 21명의 여러 인물을 만나면서 나의 이전 모습, 지금의 모습, 앞으로의 모습은 무엇과 닮아 있고 닮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10월에 아르코 온라인 극장 상영작이라고 하던데 그때도 놓치지 않고 보려고 합니다.

보통은 편하고 매치하기 좋은 검정색 구두를 구매하면서도 화려한 빨간색 구두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모든 여성들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갖고 싶어지는 빨간 구두는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막상 신으면 발에 맞지 않아 불편하고 아프기만 한 애증의 대상이 아닐까 싶네요. 다양한 캐릭터를 노련하고 안정적으로 보여주시는 김화영배우님과 강애심배우님 의 연기도 좋았지만, 이 공연으로 데뷔를 하는 박소영배우님의 생기넘치는 연기도 인상깊었어요. 연극임에도 키보드를 라이브로 연주하고 극에도 개입을 하는 연주자님의 연기도 재밌는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간단하면서도 임팩트있는 에피소드들이 빠르게 흘러가고 장면이 전환되며 80분이라는 시간을 꽉 채워주어서 몰입감 높고 탄탄하게 짜여진 각본이 너무 좋았습니다.

모노드라마 형식의 극들이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공감가는 여성상도 있었고 아닌 인물들도 있었지만 누가나 자신만의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좋았습니다~~

‘패션의 완성’이라는 불리는 구두.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성의 욕망과 자존심이 구두를 매개로 표출되곤 하는 데 심리학자들은 구두는 패션을 마감하는 아이템이자 그 사람의 욕망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물론 구두를 선택하는 모든 여성들의 심리를 반영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구두가 욕망을 상징한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어떨까.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이 구두는 신데렐라의 삶을 바꿔놨다. 이름도 얼굴도 신분도 상관없이 오직 구두만 맞으면 누구나 왕자의 신부로 만들어 주는 구두.

만약 당신에게 그런 구두가 주어진다면 구두를 신을 것인가? 내던져버릴 것인가?

표면상으로 보면 자신의 의지와 노력과 상관없이 구두만으로 인생역정을 한 여자들의 이야기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극중 21명의 여인들은 구두가 자신의 발에 맞지 않자 주저 없이 구두를 외면한다. 동화 속 신데렐라의 언니들처럼 억지로 구두에 자신의 발을 맞추려 노력하지 않는다.

극은 직장인, 임산부, 고등학생, 작가, 과도한 구두 쇼핑으로 이혼 소송 중인 여인 등. 다양한 삶을 사는 21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녀들 모두 구두에 대한 욕망이 없지는 않지만, 구두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눈이 보이지 않는 딸을 위해 구두를 사 온 엄마와 딸의 에피소드다.

눈이 보이지 않기에 하이힐을 신을 일이 없지만, 예쁜 구두를 신겨주고 싶던 엄마는 딸에게 구두를 선물하고, 엄마의 마음을 받은 딸은 구두를 신고 어둠 속에서 춤을 춘다. 극중 마음속에 내재한 욕망이 유일하게 표출된 장면인데, 정말 순수하고 아름다운 욕망의 표출이었다. 보는 내내 춤을 추는 배우의 모습이 아름다운지. 눈을 뗄 수 없었다.

극은 빨간 구두의 긴 여정을 담고 있지만, 꼭 빨간 구두를 신으라 말하지 않는다. 실제로 구두를 신은 여자는 단 한 명뿐이다. 대신 발에 맞지 않는 구두를 억지로 신고 고생하기보다는 과감하게 내던지라고 말하는 그녀들.

"맞지 않다면 버려라!"

여타의 다른 극 속 여자들처럼 큰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구두를 통해 표출되는 그녀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충분히 유용하다. 맞지 않는 구두를 신기보다는 맨발이 낫다는 그녀들. 멋지다.

프리 리허설을 관람했습니다. 21가지 짧은 에피소드가 배우들의 명연기를 통해 물 흐르듯이 묘사되는데 한편 한편 놓칠 장면이 없습니다.

단순히 구두가 맞아서 왕자의 아내가 된 신데렐라가 아니라 주체적인 생각을 갖고 구두를 오히려 선택하는 현대 여성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수작입니다..

이강백은 정말 천재적인 극작가가 맞습니다..

신데렐라의 구두는 유리 구두가 아니라 빨간색 가죽 구두였다?!

오랜 시간 춤을 추려면 유리로 만든 구두로는 안 된다. 그것은 아마 빨간색 가죽 구두였을 것이다. 게다가 계단에서 신발이 벗겨진 것은 발에 잘 맞지 않는 구두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가정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한다. 애초부터 신데렐라의 발에 맞지 않던 구두로 어떻게 신데렐라를 찾겠는가? 구두는 주인을 찾아 온 세상을 돌아다니게 된다.

여기, 신데렐라의 빨간 구두와 마주하는 수많은 여성의 이야기가 있다.
여배우는 아버지에게서 빨간 구두를 선물 받지만, 발에 맞지 않아 친구에게 선물한다. 하지만 친구도 구두가 발에 맞지 않자 임산부 언니에게 전한다. 역시 발에 맞지 않는 구두는 다시 시인, 노파, 여학생 등의 앞에 나타난다. 그렇게 빨간 구두와 만난 여성들은 그에 얽힌 자신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나간다.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내용은 그냥 그랬어요ㅎ 연기보느라 시간이 순삭됐네요~~~ 열정과 깊이가 정말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