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드림걸즈를 2월에 한번 5월에 한번 두번 봤습니다. 막공후에 이렇게 문득 생각이 나서 후기를 쓰네요.
지미는 둘다 최민철 배우로 봤고, 은석지미를 못 본건 아쉽네요. 일단 재밌게 잘 봤으니까 재관람 했고요.
처음엔 아무래도 주인공들 중에서 가장 인지도 많은 차에피 공주디나 조합으로 보려고 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첫주연을 맡은 현선에피와 아이돌 출신 유지디나를 기대 하나도 안하고 봤었어요. 근데 이게 웬걸?
올해의 발견 같았던 느낌이었습니다. 최현선씨는 트리플 캐스팅중에 에피랑 가장 싱크로율 좋았고, 목소리도
소울풀한게 흑인 캐릭터와 딱이었습니다. 유지씨는 괜히 아이돌이 아니더라구요. 얼굴 몸매비율이 인간이 아닌거
같았는데 노래도 완전 잘했어요. 고음도 시원시원하게 올라가고, 왜 커티스가 디나로 메인을 바꾸는지 그냥 저절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에 반해 연기는 좀 아쉬웠습니다ㅋㅋ 그래서 차지연, 윤공주 배우 페어로
한번 더 보게 되었는데, 저한테 이 두분은 믿고 보는 배우분들이라서요. 이번에도 만족하면서 잘 봤습니다.
좋았던 점.
1.뮤직넘버 : 제가 드림걸즈 영화도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영화를 안봤더라면 아마 뮤지컬도 안봤을 거예요. 그만큼
친근한 음악들이 있고요(리슨, 앤아임텔링유~, 원나잇온리 등) 배경 자체가 미국 대중음악세계를 다뤘기 때문에
뮤지컬 음악이라기 보단 대중음악 같은 느낌이 더 많아서 뮤지컬 즐겨 보지 않았던 일반관객들도 처음으로 관람하기
어렵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2.여주인공 작품 : 영화나 뮤지컬이나 여주인공이 중심이 되는 작품은 많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주 관객층이 2,30대 여성들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이죠. 저는 아이다, 엘리자벳, 위키드 같은 여주인공 극을 좋아합니다. 드림걸즈는 여자들의 노래와
춤이 주된 작품이기에 남성들을 위한 쇼뮤지컬로도 아주 적합한 것 같습니다. 의상과 무대 보는 맛도 쏠쏠합니다.
3.조연캐릭터 : 뭐 병풍되는 캐릭터 없이 대체적으로 조연 캐릭터들이 잘 산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1부는 주인공이
지미라고 해도 될 정도죠. 커티스 극 전반을 이끌어 가고, 마티와 씨씨, 미셸 또한 큰 분량은 아니지만 어느순간 묻히지 않고,
존재감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로렐이 아주 중요한 역할인데 원캐스트 소화한 난아씨 박수쳐드리고 싶네요.
그런데 반대로 말하면 두 여주인공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지만은 않다는 뜻도 되네요.ㅋㅋ
4.극마다 어울리는 극장이 있잖아요. 드림걸즈는 샤롯데랑 잘 맞았던거 같습니다. 한번은 2열에서 봤고, 한번은 2층에서
봤는데 뒤에서 봤을때도 시야가 좋았어요. 전체적인 안무나 무대구성은 오히려 뒷좌석이 좋았어요.
아쉬웠던 점.
1.뭔가 노래가 너무 고난이도들이 많아요. 여주인공들 트리플 캐스팅 아니었으면 막공전에 다 쓰러졌을 듯. 특히 제가 본 날
차지연씨는 투혼의 연기를 하고 있다는게 느껴질 정도로... 너무 소리 지르는 부분이 많아서 중간중간 듣기 힘들때도 있었어요.
음향이 좀 아쉬웠습니다.
2.대표곡 이라고 볼 수 있는 '리슨'이 뮤지컬에선 에피와 디나의 화해로 나오는데 이게 정말 아쉬워요.
커티스가 만든 자신에서 탈출 하고 싶어하는 디나의 처절함이 묻어나오는 곡인데, 번안이 좀ㅠㅠ 3연 올라오면 이것만이라도
제발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3.2막 극전개가 아쉽습니다. 뭔가 뒷부분이 후다닥 끝나버리고, 빨리 정리해버리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은 좀 그랬어요.
마지막으로 영화만 보고 너무 기대하시면 오히려 실망하실 수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헐리웃 대작으로 만들어진
영화와 몇개월을 라이브로 내내 달리는 뮤지컬을 비교하는 건 무리고요. 원곡이 영어였던 곡을 번안하면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감안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주인공 뮤지컬이라 엄청나게 흥행하진 않은 것 같은 작품이지만 꾸준히
계속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